[펫 시선] 14살, 10살 두 묘르신의 여름나기를 지켜보며 (여전히 내 눈엔 아기인 너희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진짜 한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이 무더위 속에서 온몸이 털로 덮인 우리 집 고양이들은 얼마나 더울까요? 제 눈에는 아직도 품에 쏙 들어오던 뽀시래기 시절 같은데, 어느덧 큰 아이는 14살, 둘째는 10살이 된 묘르신들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여름을 견디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짠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1. 캣타워 꼭대기 대신 시원한 바닥을 찾는 나이

예전에는 여름이든 겨울이든 캣타워 제일 높은 곳을 차지하려 쟁탈전을 벌이던 녀석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관절이 예전 같지 않은지, 아니면 바닥의 서늘함이 좋은지 거실 장판에 배를 깔고 철푸덕 누워있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습니다. 노령묘 여름나기의 핵심은 체온 조절이라는데, 아이들이 헥헥거리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출근 전에는 항상 고양이 에어컨 온도를 26도에서 27도 사이로 맞춰두고 나갑니다. 전기 요금 고지서가 조금 두렵긴 하지만, 우리 묘르신들이 쾌적하게 낮잠을 잘 수만 있다면 그깟 돈이 대수일까요.


2. 물도 찹찹! 화장실도 쑥쑥! 안 먹어도 배부른 엄마 마음

고양이 집사들의 평생 숙제가 바로 물 먹이기와 화장실 치우기입니다. 특히 땀 배출이 어려운 고양이들은 여름철 탈수에 취약해서 고양이 음수량 관리가 정말 중요하죠. 14살, 10살이 되니 신장 건강에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 우리 집 두 녀석은 엄마의 이런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물을 참 잘 마셔주어 얼마나 기특한지 모릅니다.

찹찹 물을 마시는 고양이들을 그린 제미나이

더울까 봐 물그릇에 얼음을 한두 개  띄워주면, 딸그락 거리는 소리에 쪼르르 달려와서 찹찹찹 아주 야무지게 핥아 먹습니다. 게다가 고양이 화장실도 꼬박꼬박 잘 가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큼지막한 감자와 맛동산을 수확할 때마다 기특해서 궁디팡팡을 멈출 수가 없어요. "옳지, 우리 예쁜이들! 화장실도 잘 가고 최고다!"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싸주는 녀석들의 일상을 보고 있으면, 이 무더운 여름에도 밥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기분입니다.


3. 잠이 늘어난 너희들의 여름을 응원해

여름이라 기력이 떨어져서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인지 부쩍 수면 시간이 늘었습니다. 장난감을 흔들어도 시큰둥하고, 그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자는 시간이 하루의 대부분입니다. 가끔은 너무 조용히 자서 놀란 마음에 배에 가만히 손을 얹어 숨을 쉬는지 확인하곤 합니다.

새근거리는 작은 움직임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저는 오늘도 아이들의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습니다. 올해 여름도 이렇게 무탈하게, 평온하게 잘 이겨내 주기를. 엄마 눈에는 평생 아기인 우리 두 묘르신이 내년 여름에도, 내후년 여름에도 제 곁에서 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함께 쐬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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